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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Swift 2019 참석 후기

전자기기는 반드시 완충해서 가야

당일 날 아침, 아이패드가 충전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배터리는 20%정도가 남아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별걱정은 하지 않았어요. 개발자 행사니 만큼, 당연히 여기저기 충전 할 수 있는 곳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행사가 열린 양재AT센터에서는 충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패드를 비행기모드로 해놓고 메모를 얼마간 해보았지만, 배터리는 눈에 띄는 속도로 줄어들었습니다. 결국 배터리가 줄어드는 게 신경 쓰여, 아예 메모를 거의 하지 못했네요. 다행히 발표자분들의 발표가 다들 너무 인상적이어서, 정말 중요한 정보들은 나중에도 얼추 기억이 나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그래도 덕분에 중요한 교훈을 하나 얻었네요. 아무리 개발자 행사라 하더라도, 전원공급은 부족할 수 있고, 또 수백 명의 인원이 동시에 사용 할 수 있는 전원을 공급하는 일은 (당연히) 몹시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다음에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여할 때는 반드시 보조배터리까지 챙겨서 가야겠어요.

인상깊었지만 아쉬운점도 많았던 애니메이션 관련 세션

오전에 있었던 세션 중, Behind the Scenes of Delightful Experience미려한 UI를 위한 여정은 CoreAnimation 및 CADisplayLinker등을 활용한 고급 애니메이션을 다루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기초개념부터, 코드 예제까지, 고수의 숨결이 느껴지는 좋은 세션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세션은 많이 배웠다는 느낌보다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두 세션 모두 코드 예제가 슬라이드에 아주 많이 나왔는데, 사실 맨 뒤에 앉은 사람들에게는 코드들이 거의 잘 안 보였어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시는 것은 알겠지만, 코드가 보이지 않는 입장에서는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굉장히 적었습니다.

또 두 세션의 주제가 많이 겹친다는 인상도 받아서 그 점도 안타까웠어요. 화려한 고급 애니메이션을 다루는 세션이 하나 있다면, 기본 UI 컴포넌트들을 최대한 활용하여 접근성 높은 앱을 만든 경험을 공유하는 세션도 하나쯤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행사의 발표 목록을 보면 업계의 전체적인 방향을 읽을 수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행사의 세션 목록들이 업계의 방향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고급 애니메이션을 다루는 세션이 2개나 있으면, 아무래도 “요즘에는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잘 다루는 게 개발자의 중요한 역량인가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접근성 지원이라는 주제가 이런 행사에서 더 많이 부각되면, 더 많은 개발자들이 자극을 받고 업계 전체가 더 접근성 높은 앱을 만들 수 있게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봅니다. 사실 발표자 모집 공고를 일찍 접했더라면 접근성을 주제로 발표 신청을 했을 텐데 참 아쉽네요.

티타임은 신의 한 수

컨퍼런스에 혼자 가서 세션 듣고 혼자 점심 먹고 돌아와서 혼자 세션 듣고 혼자 저녁 먹고 집에 오는 것만큼 쓸쓸한 일도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 사람들이랑 온 것 같고, 나는 아는 사람이 없거나 적고… 물론 저는 회사 동료분과도 같이 다녔고, 또 학원 동기분들과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할 기회가 없다는 것은 정말 너무너무 아쉬웠어요. 수많은 사람이 행사장에서 나와 각자 갈 길을 가고 저는 혼자서 맥도날드에서 저녁을 먹는데, 뭔가 고개가 갸웃했습니다.

티타임 포맷의 행사는 그런 갈증을 많이 해소해 주었습니다. 2~30명의 소규모 인원이 도란도란 앉아서, 마이크 없이 서로 대화할 만한 거리에서 계속해서 질의응답을 하는 포맷이어서, 정말 “커뮤니티”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들 좋은 질문들을 많이 해 주시고, 발표자분들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답변을 해 주시고, 그 답변에서 또 다른 궁금증이 생긴 질문자가 다음 질문을 이어나가고…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세션보다도 아주 밀도 있는 지식이 공유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 발표자만 말하는 게 아니라, 그 자리의 모두가 질문하고 답변하다 보니, 관심사가 비슷한 분들끼리 나중에 또 이야기를 이어 갈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이런 형태의 행사가 더 확대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Let’s Swift에서 밥 먹는 모임

사실 혼자 밥 먹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만, 작년 Let’s Swift에서 혼자 저녁을 먹을 때는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 그래서 올해 행사에서는, 같이 밥 먹을 사람들을 모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Swift Korea 슬랙/페북 채널이랑 트위터를 비롯해 여러 매체에 광고를 올려서 사람들을 모집했는데, 행사 전전날 까지 아무도 호응을 해주지 않으셔서 굉장히 긴장했습니다…. 만 다행히 행사 당일까지 총 5분이 모여주셔서 정말 즐거운 식사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라도 혼자서 행사에 참여하러 오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해서든 다른 분들에게 대화를 걸 기회를 만들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세션을 듣기만 하는 것 보다, 다른 개발자들과 대화를 하면서 얻을 수 있는 지식들이 훨씬 와닿고 값진 경우가 많았습니다.

멋진 행사를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협력하고 노력해서 만들어진 멋진 행사였습니다. 행사를 준비하신 분들은 정말 자랑스러워하셔도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저 먹고 사는데 급급 했지만, 저도 어떤 형태로든, 이 커뮤니티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멋진 행사를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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