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과학은 인간이 머리에 담을 수 없는 복잡한 정보를 어떻게 다룰지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물론 인간은 기존에도 한 개인이 머리에 담을 수 없는 정보를 협업을 통해 다뤄가며 산업을 일궜다. 하지만 산업에서 다루는 모든 지식에는 “오차”가 있고 “잡음”이 있고, “손실”이 있다. 이러한 특성은 일정규모 이상의 구조를 만드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엔진을 1개를 단 로켓을 더 빨리 만들기 위해 엔진 4개까지는 달 수 있지만, 4천개를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컴퓨터상에서는 이러한 일들이 가능하다. 마인크래프트에서 게이머는 원한다면 4천개의 엔진을 클러스터링한 로켓을 만들 수 있다. 즉 컴퓨터에서 인류가 만들 수 있는 구조물의 규모에는 한계가 없기에, 그 복잡도에도 사실상의 한계가 없다. 즉, 인류는 컴퓨터를 발견하고서야 비로소, 학문으로써 그 복잡도를 길들여야만 하는 괴물을 처음으로 마주하게 된 것이다.